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기르는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농업부산물이 발생하게 된다. 주요 농업 부산물의 발생량을 보면, 해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2010년 기준으로 보면, 벼 부산물의 경우 볏짚이 연간 600만톤, 왕겨가 연간 약 100만톤 내외가 발생되고 있다.
그리고 보리의 경우 연간 16만톤, 고구마 및 대두가 줄기 형태로 연간 26만톤과 22만톤이 각각 발생되고 있으며 과수 부산물도 전정가지 형태로 적지 않은 양(110만톤)이 발생되고 있고, 축산부산물의 경우에도 동물성 유지형태로 연간 50만톤 이상 발생되고 있다.
이들 농업 부산물은 산업화를 통한 고도활용으로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유용한 소재이며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좋은 자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유용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다행스럽게도 최근에 이들 농업부산물을 보다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물론 아직 부산물 이용을 통한 경제성 확보라든가 원료 수급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의 농업 부산물 이용관련 기술개발이나 적용 사례를 살펴보면, 쌀겨와 왕겨를 함유한 생분해성 소재로 농업용 피복비닐, 육묘용 포트 등 다양한 친환경·재생가능 제품을 만드는 시도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농업 부산물을 이용하여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는 다양한 연구와 실증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즉, 왕겨를 태워서 발생하는 열로 농산물 건조나 하우스 난방을 하는 데 사용하고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유채줄기로부터 디젤 원료를 확보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개발단계를 거쳐 실증단계에 와 있으며, 볏짚, 보릿짚, 밀짚, 유채대 등을 원료로 해서 혐기소화(공기가 없는 밀폐된 공간에서 미생물로 발효) 공정을 거쳐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기술도 최근 개발했다고 농진청 관계자는 밝히고 있다.
이 볏짚을 이용한 바이오가스 생산기술을 이용하면, 바이오가스 중 메탄가스의 농도가 가축분뇨나 음식물쓰레기 등을 이용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할 때의 메탄가스 농도 50∼60% 보다 높아 보다 질 좋은 바이오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 그리고, 돼지기름이나 소기름 등 축산부산물로도 바이오디젤 원료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농진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돈지와 우지 기름 추출수율은 각각 70~75%, 74~84%로 식물성 바이오디젤 원료작물인 유채(33~45%), 대두(15~20%), 해바라기(40~50%)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 데, 이 기술로 유지 20만톤을 바이오디젤 원료로 사용할 경우 수입에너지 대체효과는 연간 1,260억원, 이산화탄소 절감효과는 연 91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이러한 농업 부산물을 이용한 에너지화는 옥수수와 같은 사람이 먹는 곡물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식량문제나 윤리적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없어 차별화되는 바이오매스 확보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외에도 농업부산물의 고도활용 방안으로서는 탄화왕겨를 2차 열처리하여 고순도 실리카를 얻어 의료용 고급필터나 반도체 소재, 실리콘 소재 등으로 활용하는 사업화모델의 제시가 가능할 것이나, 중요한 점은 이러한 일련의 농업 부산물 이용 산업화는 개별 기술단위가 아닌 기술패키지화를 통한 제품간 연계생산체제로 이루어져야만 경제성이나 사업성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점이다.
아직 농업 부산물의 고도활용에 있어서는 초기단계이지만 앞으로 지속해서 농업 부산물 자원의 유용한 활용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산·학·연·관 등 각 분야 전문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사업성 있는 전략을 구상하여야 함과 동시에, 이 분야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 확산과 향후 정부 및 지자체와의 연계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가야만 할 것이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앞으로 현재 추진 중인 벼 부산물 산업화 전략수립 및 현장지원 성과를 바탕으로 벼 이외에 유채 및 서류, 축산부산물 등 그 활용성이 큰 다양한 농업부산물의 사업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다양한 농산 부산물을 이용한 고부가 미래 유망 시장창출과 녹색농업기술의 확산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농업실용화재단 FACT 매거진 2011년 12월호
식량원예사업팀 정인규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