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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거실 벽에 텃밭을 걸다
작성자 tawake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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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벽에 텃밭을 걸다
일본·유럽서 유행하는 ‘키친 가드닝’

"거실에서 풀 내음을 맡고 식탁 옆에서 채소가 자라는 집". 도시인은 누구나 이런 집을 꿈꾼다. 단지 꿈이라고? 아니다. 꿈은 이루어진다. 날로 발전하는 실내 조경 기술과 아이디어 덕분이다. 상자 텃밭과 벽걸이 식물, 물에 담아 키우는 아쿠아 플랜트, 벽에 특수장치를 한 ‘수직 조경’ 등 좁은 실내에 텃밭을 장만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일본과 유럽에서 유행 중인, 텃밭에서 가꾼 채소로 밥상을 차리는 ‘키친 가드닝(kitchen gardening)’이 우리나라에는 실내로 들어올 채비를 하고 있다.



부엌 찬장이 있어야 할 곳에 채소가 자란다. 이른바 ‘수직 정원’이다. 상추쯤은 길러 먹을 수 있다.

 
가정 원예, 꽃에서 채소로 간다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가든 엑스포(Garden EXPO)’에선 가정집 ‘원예 조경’이 꽃(아름다움)에서 채소(실용)로 옮겨갔음을 보여줬다. 이를 ‘키친 가드닝(kitchen gardening·부엌용 정원)’이라 한다. 먹을 수 있는 채소를 기른다는 뜻이다. 집 앞마당 텃밭에서 채소를 재배하는 게 주된 방법이다.

하지만 아파트가 대부분인 한국에서 집 앞에 텃밭을 일구는 일은 쉽지 않다. 이에 등장한 것이 상자텃밭이다. 상자도 흙도 특별할 게 없다. 관심만 있으면 된다. 간단한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재질의 용기를 준비하고 아래에 구멍을 뚫는다. 부직포나 양파 망 등 물이 빠질 수 있는 재질을 바닥에 깔고 화원에서 파는 가드닝용 흙을 채우면 된다. 규모가 작아 기를 수 있는 작물은 제한된다. 고추·방울토마토·파·상추 정도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 홈페이지(agro.seoul.go.kr)에 작물별 재배법이 자세히 나와 있다. 올 하반기에는 서울그린트러스트(www.sgt.or.kr)에서 상자텃밭을 분양한다. 지난해에도 2만 개가 한 달 만에 동이 났으니 서둘러 신청해야 분양받을 수 있다.


‘벽걸이 정원’ 1㎡ 설치비용 60만~80만원

거실이 좁아서 식물 놓을 곳이 없다. 그러면 벽에 걸면 된다. 일명 ‘수직 정원’이다. 뿌리가 살아있는 진짜 식물, 주로 상추 같은 푸른 잎 채소들을 키울 수 있다.

수직 정원은 혼자 만들기 힘들다. 전문 업체에 맡겨야 한다. 물을 주기 위해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가격은 비싼 편이다. 1㎡를 설치하는 데 업체별로 60만~80만원 선. 벽걸이 윗부분에 있는 물 주입구에 물을 주면 밑으로 내려가면서 흙을 적시고, 남은 물은 아랫부분에 있는 수통에 고인다. 매번 사람이 줄 수도 있고, 수통에 물을 채워놓고 전기코드를 꽂아놓으면 자동으로 급수하는 방식도 있다.

크기도 종류도 다양하다. 벽에 거는 걸이형, 책상 위에 놓을 수 있는 액자형 등 작은 것도 있다. 최근에는 흙의 공기정화 기능에 주목해 공기청정기와 수직 조경을 결합한 제품도 등장했다. 벽과 수직 정원 사이의 공간에 팬을 돌려 공기를 빨아들이고 흙을 통해 정화하는 형태다. 통풍이 되기 때문에 벌레가 생길 염려도 없다. 이전에는 팬이 돌면서 뿌리를 건조시켜 식물이 말라 죽는 경우가 많았지만 팬의 적정 회전수를 찾으면서 그런 걱정도 사라졌다.


초보자는 ‘아쿠아 플랜트’로 시작을

식물 기르기에 자신이 없다면 작고 귀여운 ‘아쿠아 플랜트(aqua plant)’로 시작해보는 것이 좋다. 아쿠아 플랜트는 물 속에서 기를 수 있는 식물을 말한다. 자연에서는 물 속에 살지 않더라도 물 속에 넣어 기를 수 있는 식물도 여기에 속한다.

대부분의 아쿠아 플랜트는 크지 않기 때문에 컵이나 시험관처럼 작은 곳에 넣어 기를 수 있다. 와인잔·조미료 병·사기그릇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용기와도 꽤 잘 어울린다. 키우기도 어렵지 않다. 항상 물과 함께 있기 때문에 화분처럼 시들 염려가 없다. 건조한 실내에 습도를 높이는 데도 알맞다.

아쿠아 플랜트는 컬러 모래나 컬러 젤에 심으면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어항 크기의 수조에도 다양하게 채우고 물 속에서 살랑대는 수초를 바라보면서 긴장을 풀 수도 있다. 단 수초는 빨리 자라기 때문에 수시로 잘라줘야 한다. 자칫하면 어항 속에서 실타래 엉키듯 지저분해질 수 있다.

아쿠아 플랜트는 자라는 데 필요한 햇빛의 양과 물갈이 시기가 조금씩 다르다.

 
 


 
 
[TIP] 화분에 담긴 흙은 자연 공기청정기랍니다
아레카야자·관음죽 등의 식물이 공기를 정화한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흙이 공기청정기의 필터만큼 성능이 뛰어나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1970년대 미항공우주국(NASA)은 토양을 통과한 공기의 독성이 제거된다는 실험 결과를 우주선에 적용하는 연구를 했다. 공기를 깨끗하게 하려고 식물을 들여놓는다면 모래보다는 흙을 담은 화분이 좋다.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0.03.08 08:39 / 수정 2010.03.08 10:42
글=이정봉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촬영협조 그린와이즈 www.벽면조경.kr, 피쉬앤플랜트 www.fishnplan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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