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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반쪽’… 기업에 허용량 100% 무상할당
작성자 tawake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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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반쪽’… 기업에 허용량 100% 무상할당

정부가 2015년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하면서 첫 3년간은 기업에 배출허용량에 대해 별도의 비용을 물리지 않기로 했다. 시행 첫해부터 3%가량의 배출 비용을 물리기로 했던 기존 방침에서 후퇴한 것이다. 또 전기·철강·전자 등 무역집약도가 30% 이상인 업종은 배출허용량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계속 면제해준다.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지구온난화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외면한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성장위원회는 23일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입법 예고했다. 올해 초 국회에서 법률이 통과되면서 2015년 시행된다. 시행령에 따르면 기업들은 1차(2015~2017년)연도 중 배출권 할당위원회가 정한 배출허용량을 전액 무상으로 할당받게 된다. 배출허용량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추가 부담은 없는 셈이다.

녹색위는 2차(2018~2020년)연도에 97%, 3차(2021~2025년)연도에는 90% 이하로 기업의 무상할당비율을 낮출 계획이다.

무상할당은 해당 기업이 2015년 정부와 약정한 배출허용량을 별도의 추가 비용 없이 무료로 인정받는 것이다. 대신 2018년부터는 배출허용량 중 3%는 돈을 내야 한다.

지난주만 해도 배출권거래제 시행령상에는 무상할당비율이 97%로 돼 있었다. 배출허용량 중 3%는 환경오염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물어 돈을 내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며칠 만에 100%로 바뀐 것이다.

녹색위 관계자는 “특정 부처는 물론 기업들의 반발로 무상할당비율이 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거래제 시행을 앞두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부풀려 신고(경향신문 5월31일자 10면 보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가 거래제 시행 초기 배출권을 100% 무상 할당한 것은 대기업 봐주기라고 말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안병옥 소장은 “기업들이 무상할당을 받게 되면 시장에 되팔아 부당이득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은 경기가 갑자기 침체됐을 경우 배출량이 줄어들어 공짜로 받은 배출권을 시장에 팔아 이윤을 얻을 수도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가 배출허용량 비용부담을 면제하는 기업 중에는 정유·철강·발전산업 등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대기업들이 대부분 포함되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 왜곡이 심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배출권거래제의 주무관청은 환경부로 결정됐다. 대신 제도 시행 과정에 지식경제부나 국토해양부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키로 했다.

▲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나라별로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에 가격을 매겨 국가와 기업에 할당된 배출권을 사고 팔 수 있게 한 제도다. 기업은 할당량에 대한 비용 부담은 물론 온실가스를 추가로 배출할 경우 다른 기업으로부터 배출권을 사야 한다. 반대로 할당량보다 적게 배출한 기업은 남은 배출권을 시장에 팔아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목정민 기자 mok@kyunghyang.com
201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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